'킹 오브 킹스' 한국 개봉 장성호 감독 모팩 스튜디오 찰스 디킨스
북미를 휩쓴 한국 애니메이션, 이제 고향으로
올여름, 한국 관객들은 북미 영화시장에서 대기록을 세운 국산 애니메이션을 만날 수 있게 됩니다. 디스테이션 배급사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예수의 생애를 그린 3D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가 7월 말 국내에서 개봉을 확정했습니다. 더 이상 '예수의 생애'라는 가제가 아닌, 북미와 동일하게 '킹 오브 킹스'라는 제목으로 관객들을 만나게 됩니다.
이 작품은 지난 4월 11일 북미 3,200여 극장에서 개봉한 후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박스오피스 2위로 데뷔했습니다. 개봉 첫날에만 약 100억 원의 티켓 매출을 올렸고, 개봉 10일 만에 약 650억 원의 놀라운 수익을 달성했습니다. 더욱 놀라운 점은 개봉 17일 만에 5,451만 달러(약 784억 원)의 수익을 달성하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보유했던 북미 최고 흥행 한국 영화 기록을 경신한 것입니다.
현재 '킹 오브 킹스'는 북미뿐만 아니라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등 50개국에서 상영 중이며, 연말까지 90개국에서 개봉이 확정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그동안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작품이 세계 시장에서 먼저 인정받고 돌아오는 이례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팩 스튜디오와 장성호 감독: 작품의 중심
'킹 오브 킹스'의 성공 뒤에는 모팩 스튜디오와 그 대표인 장성호 감독이 있습니다. 모팩 스튜디오는 한국 영화의 시각효과(VFX) 분야를 선도해 온 회사로, 천만 관객을 동원한 '해운대', '명량'부터 인기 드라마 '태왕사신기', '별에서 온 그대', 미국 드라마 '스파르타쿠스' 등에 참여한 국내 대표 VFX 회사입니다.
장성호 감독은 한국 컴퓨터그래픽(CG)·시각효과(VFX) 분야의 1세대 전문가로, 1995년부터 한국 영화의 특수효과를 담당하며 콘텐츠 산업의 주춧돌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는 이 작품에서 각본, 연출, 제작, 편집까지 총괄했으며, '암살', '1987', '어쩔 수가 없다' 등의 김우형 촬영감독과 '명량', '검은 사제들', '파묘'의 김태성 음악감독과 함께 최고의 기술진을 구성했습니다.
"2015년부터 제작을 시작해서 올해 개봉했으니까 딱 10년이 됐네요. 이 작품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K콘텐츠가 이렇게까지 세계적인 이슈는 아니었어요."라고 장 감독은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그는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했다고 말합니다. 애니메이션 시장이 열악한 한국에서는 종교물이 더 높은 장벽이었기 때문에, 수요가 확실한 북미 시장을 노렸던 것입니다.
10년의 도전과 혁신적인 제작 방식
2015년부터 시작된 '킹 오브 킹스'의 제작 여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습니다. 시나리오 작업에만 6년 가까운 시간이 투입되었고, 순수 한국 기술과 자본으로 이루어내야 한다는 목표 아래 많은 어려움을 극복해야 했습니다.
장성호 감독과 김우형 촬영감독은 실사 영화에서 쌓은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애니메이션 제작 방식을 시도했습니다. 그들은 언리얼 엔진 기반의 버추얼 프로덕션 제작 플랫폼을 직접 개발해 가상 환경에서 실사 영화와 유사한 제작 과정을 구현했습니다. 배경과 환경을 먼저 구성한 후 모션 캡처를 통해 배우의 연기를 입력하고, 이를 실제 카메라처럼 촬영하고 편집한 다음,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교체하고 키 애니메이션을 보강해 완성하는 방식입니다.
"조명, 소품, 환경까지 영화 현장처럼 가상으로 세팅한 후 모션 캡처 장치를 한 배우들이 연기를 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수정하고, 캐릭터는 애니메이션으로 교체해 최종 결과물을 완성하는 방식입니다."라고 장 감독은 설명합니다. 이러한 혁신적인 제작 방식은 시각효과 노하우와 풍부한 촬영 경험을 가진 전문가들이기에 가능한 작업이었습니다.
영화의 내용과 의미
'킹 오브 킹스'는 영국의 대문호 찰스 디킨스의 소설 '우리 주님의 생애'(The Life of Our Lord)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작품입니다. 디킨스가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집필한 이 소설을 모티브로, 찰스 디킨스와 그의 막내아들 월터가 예수 그리스도의 자취를 따라가는 여정을 그립니다.
영화는 아서 왕 이야기에 푹 빠진 아들에게 부모가 '진짜 위대한 왕'에 대해 알려주기 위해 성경 속 예수의 생애를 들려주는 극중극 형식으로 전개됩니다. "왕 이야기 아니면 안 들을래요"라는 아들의 말에 "이건 '왕 중의 왕'의 이야기란다"라고 답하는 디킨스의 대화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예수의 탄생부터 부활까지의 여정을 아이의 시각에서 경험하게 합니다.
장성호 감독은 "기독교 관련 영화가 메인 시장에서 많이 제작되지도 않았고, 의미는 있지만 신앙심 깊은 분들에게만 소구된다는 한계가 있었다"며 "이 작품을 기획할 때는 비신앙인과 일반 관객들도 설교를 듣거나 강요받는 느낌이 아니라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것에 목표를 세웠고, 그 의도가 잘 전해지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그는 "여전히 전쟁이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고 서로 굉장히 갈등이 심합니다. 우리가 지켜야 할 법은 딱 한 가지, 사랑입니다."라고 말하며 종교를 넘어 보편적인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음을 강조했습니다.
할리우드 스타들의 참여와 높은 평가
'킹 오브 킹스'에는 세계적인 할리우드 배우들이 목소리 연기로 참여했습니다. 예수 역에는 영화 '듄'의 주연배우 오스카 아이작이, 찰스 디킨스 역에는 케네스 브래너가 맡았습니다. 또한 피어스 브로스넌이 본디오 빌라도 역으로, 우마 서먼, 로만 그리핀 데이비스, 벤 킹슬리, 마크 해밀 등 쟁쟁한 배우들이 참여했습니다.
이러한 초호화 캐스팅과 함께 영화는 관객과 평단에서도 매우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시네마스코어에서 최고 등급인 A+를 획득했으며, 영화평 사이트인 로튼 토마토에서는 98%라는 높은 관객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시네마스코어의 A+ 등급은 1978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단 128편만이 받은 최고 등급으로, 한국 영화로는 최초로 이 등급을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특히 개봉 2주 차 드롭률(관객 감소율)이 10.8%에 불과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통상 북미 시장 내 개봉 2주 차 드롭률이 40~50%임을 고려하면 관객들의 입소문을 통한 지속적인 관심을 확인할 수 있는 수치입니다.
한국 개봉에 거는 기대
7월 말 한국 개봉을 앞둔 '킹 오브 킹스'는 이미 북미에서 검증된 작품이라는 점에서 국내 흥행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 개봉 시에는 어떤 성우들이 참여할지도 큰 관심사입니다.
장성호 감독은 인터뷰에서 "한국 개봉을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더라. 성우진에 대한 기대를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한국 관객들의 지지를 당부했습니다.
순수 한국 기술과 제작진이 만든 '킹 오브 킹스'가 본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그리고 어떤 새로운 역사를 쓸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포기하지 않고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은 한국 애니메이션의 위상을 국내 관객들도 함께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모팩 스튜디오: 한국 VFX의 선두주자
'킹 오브 킹스'를 제작한 모팩 스튜디오는 장성호 대표가 이끄는 회사로, 1994년 설립 이래 25년간 250여 편 이상의 작업을 진행해온 한국 시각효과 기업의 선두주자입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이 회사는 VFX 기술력을 바탕으로 영화와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의 IP 콘텐츠 제작에서 테마파크 기획 및 디자인, 공간 기반 엔터테인먼트 마스터 플래닝 등 뉴미디어 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모팩 스튜디오는 'JSA 공동경비구역', '2009로스트메모리즈', '해운대', '7광구' 등의 영화와 MBC 드라마 '태양사신기',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등 수백여 편의 VFX를 담당했으며, 대종상과 청룡영화제에서 시각효과상을 수상하는 등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적인걸2', '워리어스 웨이', '스파르타쿠스', '제7기사단' 등의 작품을 통해 '할리우드 스탠더드'를 충족시킨 기술력을 입증하며 세계적인 인정을 받아왔습니다.
'킹 오브 킹스'는 이러한 모팩 스튜디오의 기술력과 경험을 집대성한 작품으로, 한국 VFX 산업의 가치와 가능성을 세계에 증명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성호 감독: 한국 VFX의 개척자
'킹 오브 킹스'를 총괄한 장성호 감독은 한국 컴퓨터그래픽과 시각효과 분야의 1세대 전문가로, 오랫동안 한국 영화의 특수효과를 이끌어온 인물입니다. 그는 단순한 기술자가 아니라 창의적인 비전을 가진 감독으로서, 이번 작품에서도 각본, 연출, 제작, 편집까지 모든 과정을 총괄했습니다.
장 감독은 처음 '킹 오브 킹스'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부터 세계 시장을 목표로 했습니다. 그는 냉정하게 시장을 분석하고 전략적으로 미국 시장 진입을 위한 소재로 예수의 이야기를 선택했습니다. 세계 기독교 인구가 25억 명에 달하고, 특히 미국인의 경우 성인의 78%가 기독교 또는 기독교에 뿌리를 둔 신앙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상업적인 성공만을 목표로 한 것은 아닙니다. 그는 기존의 종교 영화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스토리텔링과 메시지를 담고자 했습니다. "기존 종교물과 동어 반복하는 건 의미가 없어요. 찰스 디킨스라는 인물이 자기 아들한테 마치 함께 시간 여행을 떠나서 타임슬립의 재밌는 요소, 거기에 판타지와 모험 요소까지 더했습니다."라고 그는 설명합니다.
장성호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한국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술력과 콘텐츠 제작 능력을 입증했습니다. 그의 10년에 걸친 열정과 노력이 있었기에 '킹 오브 킹스'의 놀라운 성공이 가능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의 새로운 지평
'킹 오브 킹스'의 성공은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습니다. 그동안 실사 영화를 중심으로 한국 영화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왔다면, 이제는 애니메이션 분야에서도 할리우드의 대형 스튜디오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한국만의 기술과 자본으로 이루어낸 성과라는 것입니다. 장성호 감독은 미국에서 투자를 받지 않고 한국의 힘으로 작품을 완성하고자 했습니다. "투자금 모으는 게 제일 어려웠지만 한국의 힘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미국에서 투자받는 순간 창작자로서의 권한이 상당 부분 그쪽의 관리를 받게 되어 있습니다. 국내 자본으로 국내 기술로 국내 인력으로 완전히 완성을 하고 가져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라는 그의 말처럼, 이 작품은 한국 콘텐츠의 독자적인 경쟁력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또한 '킹 오브 킹스'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제작 방식을 제시했습니다. 언리얼 엔진 기반의 버추얼 프로덕션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인 제작 방식은 향후 더 많은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작품의 성공은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킹 오브 킹스'가 보여준 가능성과 잠재력이 다른 창작자들에게도 영감을 주고, 더 다양하고 수준 높은 한국 애니메이션 작품들이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7월 말, 한국 관객과의 만남을 기다리며
올여름 한국 관객들과 만날 '킹 오브 킹스'는 단순한 애니메이션 영화가 아닙니다.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한국의 기술과 열정으로 만들어진, 그리고 이미 세계 시장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은 자랑스러운 한국 콘텐츠입니다.
예수의 생애를 그린 종교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종교의 경계를 넘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메시지와 화려한 비주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시네마스코어 A+, 로튼 토마토 98%라는 높은 평가는 이 작품의 완성도와 감동을 증명합니다.
7월 말, 한국 관객들이 이 놀라운 여정에 함께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북미를 넘어 전 세계를 감동시킨 이 작품이 고향에서도 따뜻한 환영을 받을 수 있길 바랍니다. '킹 오브 킹스'의 한국 개봉은 단순한 영화 상영이 아니라, 한국 콘텐츠의 저력과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의미 있는 순간이 될 것입니다.